전체 글40 극한직업, 극과 극이 통하는 이유 1. 한없이 멀어지거나, 한없이 가까워지거나. 극한은 수학에서 하나의 양이 정해져 있는 값에 점점 가까지 도달하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도달하고자 하는 점은 가까워지지만, 완전히 도달할 수는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완전히 도달할 수는 없는 지점이기에 사람은 도달하려 하고, 극복하려 하고, 이겨내려고 한다. 일반 명사인 직업과 같이 사용할 경우, 일반인들이 상상할 수 없는 경지의 힘들거나, 고된 일을 하는 직업을 말하기도 한다. 사람들 대부분은 적은 노력으로 많은 수익을 내길 원한다. 노동의 가치가 폄하되는 이 시대에서, 극한 직업의 노동자들은 무엇을 위해 이 일을 하는지 궁금하다. 직업에서의 의미가 돈이라면, 사명감과 행복이라는 가치는 그 값이 곤두박질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가치는 곧 자기 자신의 .. 2024. 3. 25.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그 모든 혼란의 시작과 끝 1. 혼란스러운 현실보다 더 혼란스러운 것 현실은 멈추기 어려운 쳇바퀴와 같다. 나의 불안과 고통을 비료 삼아 현실은 더 쑥쑥 자라나 나를 괴롭힌다. 나를 괴롭히는 것들 중, 제발 한 가지만이라도 조용하게 얌전히 있기를 기대하건만 속도 시끄러운데 세상도 시끄럽다. 가족은 더군다나 나와 가장 가까운 타인이다. 혼란스러운 나머지 자기 자신의 목소리도 듣지 못하는데, 가족들은 저마다 아우성이다. 그럴 때마다 내가 만약 어느 때에 선택을 달리했다면 지금의 혼란은 없었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 생각 속에 갇혀 있게 되면, 나의 현실은 더욱 엉망진창으로 보인다. 수많은 '만약'과 가능성들로 안 그래도 속상한 나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만든다. 포기하지 않는다. 지금 눈앞에 있는 이 혼란만 벗어나면 괜찮아질 것이다. 몇.. 2024. 3. 22. 애프터양, 일상의 일부에서 전부가 되어버린 것 1. 대체될 수 없는 나의 가족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이는 기계가 등장하고 나서, 인간은 기계에게 일자리를 빼앗길 것이라는 위기를 느꼈다. 효율성을 위해 등장하기 시작한 이 존재는, 사고과정과 감정을 알고리즘으로 학습하면서 인간과 닮아가고 있다. 불편한 골짜기는 로봇이 인간과 너무 유사하게 되면, 불편함과 혐오감을 느낀다는 이론이다. 이 골짜기를 넘어 인간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인간처럼 만들어진 존재와 살아간다면 어떨까. 인간의 모습을 가진 존재는 친절하고, 생활에 도움을 주며, 감정적으로 상대를 대하지도 않는다. 주어진 일들을 해낼 뿐이다. 인간은 오랫동안 그들이 기르는 애완동물이나 아끼는 물건, 추억이 담긴 사물 등에 인격을 부여한다. 시에서 의인법을 사용하여 인간이 아닌 존재나 사물이 감정을 느낀.. 2024. 3. 21. 파묘, 무덤까지 들고 갈 수 밖에 없었던 것 1. 한(恨)으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 '한'은 우리나라 정서 중 외국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단어이다. 한국인들은 이 감정을 설명하는 것보다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둔다. 전래동화나 시와 같은 문학작품에서, 음악이나 속담으로 이를 표현하기도 한다. 전래동화에서는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이들은 죽어서 산 사람에게 나타나 자신의 한을 풀어달라 하고, 속담에서는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고 말한다. 한은 시공을 초월하여, 현실 세계에도 그 기운이 전달된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예전부터 굿이나 묘를 이장하는 형태로 한을 달래려 한다. 현실 세계에 한이라는 기운은 가족의 건강을 해치고, 승진을 가로막고, 정서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해결이 되지 않는 이 문제를 한을 푼다는 개념으로 .. 2024. 3. 20. 이전 1 ··· 7 8 9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