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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5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나의 땅으로 돌아가기 위해 1. 풍요의 땅에서 움튼 분노의 씨앗 대서사의 시작. 사과 하나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퓨리오사는 녹색의 땅에서 자라났다. 문명이 사라지고, 세상은 황폐해진 가운데 녹색의 땅이라는 존재는 귀한 장소였다. 먹고 마실 것이 있는, 평화와 공존이 가능한 세상이었다. 그 땅을 탐내는 자들은 호시탐탐 그곳을 기웃거렸을 것이다. 그리고, 퓨리오사는 그곳에서 점점 멀어지게 된다.   풍요로운 땅을 지키기 위해 사람들은 강해져야만 했을 것이다. 잊을만하면 눈독을 들이는 이들로 인해, 평화라는 단어는 오래가지 못했을 것이다. 누군가가 위험에 빠지게 되면, 자원을 나눌 머릿수가 하나 제외되는 것이 아닌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 동료를 잃는 것처럼 구하고자 했을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더 소중하다. 자원은 나눌수록 고갈이 되.. 2024. 6. 6.
퍼펙트 케어,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1. 다른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들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속도감 있는 전개, 배경음악, 캐릭터 설정, 갈등이 심화되는 방식이 매력적이었다. 은퇴한 노인들의 건강과 재산을 관리하는 기업에 대한 소재는 자칫 잘못하면 지루해질 수도 있기에, 잘 풀어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에게는 말라의 동기가 이해되지 않아 설득되지 않은 점은 아쉬웠다.   인간의 욕망에 불을 붙이고, 아름다운 노력의 결실로 포장하는 식의 지극히 미국적인 해석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영화 '더 울프 오브 워스트리트'라는 영화가 떠올랐다. 뛰어난 사업수완으로 막대한 부를 거느리지만, 그 가속도만큼 타락의 속도도 가파른 점까지 전부.   그래서, '그 여자는 행복했다고?'라고 질문을 던지려는 순간, 영화의 초반에 나왔던 요양원에 어머니를 보.. 2024. 6. 5.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어떤 역사를 원하는가 1. 역사적인 사실을 깨부순 히틀러의 죽음은 자살이다. 이에 여러 음모론과 미스터리는 무성하다. 하지만, 많은 사람은 전쟁과 폭력의 주도자의 죽음을 역사의 심판을 받은 최후가 아닌, 스스로 택한 죽음으로 기억한다.   영화는 과감히 역사적인 사실을 거절한다. 히틀러를 영화관에 가둔 채 폭발시켜 버리고, 기관총으로 무자비하게 쏘아 죽인다. 이성적인 복수 방법은 악한 사람이 법과 윤리에 근거한 처벌을 받는 것이다. 더하여 자기 행동에 죄책감을 품으며 평생을 고통 속에서 살기를 바란다.   개인의 복수가 성공하는 경우는 드물다. 설령 악한 자가 무너진다고 하더라도, 잠시일 뿐이고 개인의 고통은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악한 자에게 품은 복수는, 다른 곳에서 보란 듯이 피어나는 다른 악에 의해 다시 무너진다. .. 2024. 6. 4.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지렁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꿈틀거림 1. 회사가 감추고 있는 비밀  회사가 감추는 비밀. 그 비밀을 드러내려고 한다. 비밀을 퍼뜨리려는 그 당돌한 주체는 누구인가. 고졸 출신의 똑같은 유니폼을 입고 일하는 커피 타는 것이 장기인 여성들이다. 실무 능력은 누구보다 뒤지지 않을 텐데도, 그들은 커피 심부름, 자질구레한 업무를 도맡아 한다. 그들은 저렴한 인건비와 성실한 노동, 더군다나 고분고분하다. 회사의 공기는 탁하고, 그들의 복장은 마치 신분을 나눈 것 같이 소외감을 느끼게 한다. 남자직원은 정장을, 여자직원은 똑같은 색의 원피스를 입고 있다. 마치 언제 어디서라도 자질구레한 일을 시킬 수 있다면, 바로 불러서 사용할 수 있다는 듯이.   회사의 비리를 감추지 않고, 드러내려는 주체가 단지 여성이어서 이 영화에 끌린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2024. 6. 4.